
마오 사후에도 화궈펑과 덩샤오핑의 권력투쟁은 이어지고, 양개범시 논쟁의 종식과 역사에 관한 결정문이 발표되며 덩샤오핑의 시대가 시작된다. 개혁개방을 이룬 정책들의 뿌리는 문혁 후반기로부터 나타나지만, 그 과정에서 당의 지도는 혼란을 거듭한다.
디쾨터가 산업이나 경제를 설명하는 구력을 보면 이사람 생각보다 산업도 경제도 잘은 모른다는 느낌이 좀 든다. 사례 중심으로 엮거나 단편적으로 묘사는 하지만 핵심 동학을 잘 서술해줄 수 있는 정도의 내공은 아니지않나. 따값되랑 리버스 엔지니어링만으로 중국경제의 성장과 고도화가 설명가능하지 않음.
당의 지역에 대한 영도는 금융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지방정부의 경제에 대한 영도는 규제와 대출을 통해 통제된다. 국영기업의 방만함은 끝간제모르고 팽창하지만 중앙의 보조금과 지방은행의 대출은 이를 막아주는 실적의 분칠을 수행한다.
윈저우의 민간기업이 성공적인 기업활동의 예시로 조명되지만, 당의 국영기업과 통제에 대한 집착은 여전히 국가통제되는 부문에 대한 집중으로 나타난다. 경제특구가 개설되고 이윽고 14개로 확장된다. 수출이 시작되지만 원가회계에서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수출이 늘면 늘수록 보조금도 느는 기현상을 초래한다.
투여되는 통화와 통화의 지속적인 발행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수출이 이를 막는 구원투수 역할을 해준다. 이중환율제는 이 사이에서 밸런스를 조절하며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한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당의 주도와 협조 아래 절찬리에 진행되고, 훌륭한 사업가분들이 이걸 논문으로 출판하고 떠벌리고다니는 일련의 사태와 함께 당의 운용지침이 나온다. 이런 지침이 나왔다는 건 역설적으로 얼마나 위조 복제와 그에 대한 떠벌리기가 흥했는지에 대한 반증이다...
통화공급량 증가에 따른 정석적인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민생의 고난이 대중항쟁을 예열한다. 공산당 사회에서도 가능한 저항의 방법들은 있었고, 대중소요, 파업, 합법적인 날(5.4, 9.18 등)을 겨냥한 집회들과 이에 대한 전국적인 호응이 당으 통치가 가진 균열을 드러낸다.
인플레이션과 국영기업의 방만, 가격통제체제가 갖는 모순이 구조개혁의 필요를 불러오고, 구조개혁은 필연적으로 침체와 희생자를 낳는다. 89년의 상반기는 이로 인한 실업과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였고, 근대화와 서구화에 대한 요구는 대중적 불만과 결합되어간다.
자오쯔양은 이 사건 이전에도 명백히 정치적인 실수들을 범했다. 대약진운동에서 그가 행한 일들도 깨끗하지는 않았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그러했건, 뜻이 그러했건, 그는 함께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 긴장이 고조되고 천안문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당 역시도 대화의 채널을 열어놓지만 이미 문제는 그 선을 넘어선다.
중국 공산당이 탄압 일변도로 모든 사건을 마무리했으면 이렇게 오래 집권하지는 못했음. 대중 봉기에 대응하는 당의 메뉴얼이 있고, 그 메뉴얼에는 선이 있다. 이 시기는 그 선을 넘어버린 시기였고, 덩샤오핑은 당의 영도를 집행한다.
시위는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당 고위층 내에서도 시위에 동조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당의 영도노선을 수립하고 당원들의 사상교육을 강조했다는 건 그만큼 당 내에서도 동요가 심했다는 의미이다. 인민해방군은 원래도 인민을 삶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역할 역시 적극적으로 수행해왔지만, 이처럼 해외의 이목이 쏠렸던 시기에서는 아니었다.
다 죽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도 대화와 타협은 있었고, 누군가는 남기를 선택한다. 정보는 통제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은 의기있게 나선다. 상하이에서 청두에서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고, 당은 결국 단호하게 탄압한다. 공개적으로.
공산당이 누구의 당인가. 당의 주의주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원래도 그랬지만, 천안문 항쟁과 이에 대한 입장들에서 다시 한번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회의 쓰레기들이라고 지칭된 사람들이 누구인가. 장쩌민이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애국주의를 강조하면서 기표로 들고있던 사상의 연극성이 한번 더 강조된다. 홍콩 좌파들의 이반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흘러가고 동구권에서 일어난 일련의 물결은 결국 소련의 붕괴로 이어진다. 천안문 항쟁으로 인한 국제재제는 경제적 모순을 심화시키고, 이로인해 당내 보수파(좌파)들의 개혁개방에 대한 공세가 강화된다.
주룽지에 의한 일련의 구조개혁이 수행되는 가운데, 덩샤오핑의 남순강화가 시작된다. 한번 시작된 개혁개방의 물결이 뒤로 돌아갈 순 없었고, 선전에서 시작되어 상하이에서 마침표를 찍은 남순강화 이후로 권력은 장쩌민에게 전격적으로 이양된다.
구체제가 전격적으로 퇴출되고, 장쩌민은 지도자로써의 온전한 권한을 행사하며 사상통제를 강화하고 당의 경제에 대한 영도를 고도화한다. 지역에 대한 통제가 이 이후로도 원할하게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당의 응집성은 이후로도 계속 강화된다. 국가의 부는 증대되었지만 민생은 여전히 최저선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굴러나간다. 반부패운동은 여러번 반복되며 중앙의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대중 컨텐츠로 활용된다.
정치활동에 대한 강조하는 것은 당의 국가 영도 기제의 고도화다. 애국주의는 그 수단으로 본격적으로 채택되었고, 대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며 갈등은 격화된다. 반외세기조가 다시 자리잡고 중앙에 의한 통제가 뻗어나간다.
홍콩의 반환, 그리고 동아시아에 몰아닥친 경제위기 속에서 중국은 환율의 관리와 정부 지원, 닫힌 금융시장이라는 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당의 경제에 대한 영도는 금융과 제도를 중심으로 구현된다. 공공부문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합병이 진행된다. 다 정상화된다고는 안했다...
지역으로 부채 쑤셔넣기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공산당의 통치스킬이다. 농촌의 부채문제는 한번도 해결되지 않고 경제성장에 따른 대가로 퉁치고 지나간다. 레이펑 정말 꾸준영웅이다 뭐만 하면 레이펑이야. 공공과 민간의 고용비율은 이 당시만 해도 중국 경제가 여전히 공공 부문에 많은 비율을 의탁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자본가에 대한 입당의 허용과 민간부문의 육성, 그리고 앞으로 성장할 민간부문에 대한 영도체제가 질서정연하게 자리잡힌다.
구조조정은 당연히 반발을 불러오고, 여기에 더하여 파륜궁 사태가 본격적으로 촉발된다. 지속적인 시위, 당사에 대한 포위, 분신이 이어지고 당은 파륜궁과 다른 종교집단을 가혹하게 탄압한다.
3개 대표론으로 자본가의 입당이 공식화되고, 첫번째 홍색 자본가로 원저우의 기업가가 꼽힌다. 온주는 어떤 곳인가... 민간기업 비율이 80%이고 최초의 홍색자본가를 배출한 개혁개방의 한 축으로써 원저우가 갖는 특징이 있음. WTO가입과 함께 중국의 수출이 비상하기 시작한다. 여전히 내재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고속성장은 그 모둔 모순을 돌파할 힘을 가지고있었다.
개방이 결국은 결실을 맺는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며 전 세계의 제조업을 빨아들이고 디플레이션을 수출하기 시작한다. WTO개방으로 성취하고자 했던 저작권의 문제나 금융시장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가 제조업의 중력을 갖기 시작하고 이는 역설적으로 다른 저개발국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효과로도 나타난다. 여전히 중국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들, 지방정부의 부채와 저개발, 환경 오염과 강압적인 통제,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인민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기까지 왔다. 지방의 다원성, 지방과 도시의 문제, 내륙과 해안의 격차, 지방정부와 중앙간의 긴장, 억압받는 인민들과 당의 갈등이 당의 진퇴를 결정하며 때로는 물러서더라도 꾸준히 나아가며 그 공업력을 고도화하고 다원화했으며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로 제조업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집적효과를 극대화해 이윽고 한국과 일본의 산업마저도 적극적으로 빨아들였다.
3부작과 이번 권 까지 보며 디쾨터의 편향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된다. 당을 매우 싫어하고 당이 갖는 억압적 성격과 계획경제의 비효율성이 중국에 미친 영향을 비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의 영도가 작용해온 방식, 그 통치가 진퇴에도 불구하고 이어져내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단순히 운만 좋아서는 여기까지 못왔다. 그 간극이 등소평에 대한 서술의 태도에서 드러나는 듯.
모택동보다는 등소평에 대한 설명에서, 그의 만년의 선택이 잔인한 탄압과 지속적인 개혁개방으로 이어지고, 그 장례식에 인민이 등을 돌렸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삶의 궤적이 중국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부정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원저우 레이펑 정말 꾸준글이다. 레이펑 몇번을 호출당하고 얼마나 이용당하나. 당이 인민영웅을 그때그때 시기에 맞추어 조절하는 태도가 참... 도구적이다. 원저우가 갖는 자생성이나 중앙에서 기표로 이용되는 부분도 흥미로움. 이런 변화의 기표가 되는 원저우 어떤 곳인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이후 당이 혼란을 수습하고 차분히 경제발전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비록 디쾨터의 비판점들을 고려하더라도 대체적으로 시대의 흐름과 조응하며 이전의 시대에 비해서는 덜 억압적이고 자율성이 보장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상당히 압축적으로 일어난 과정이기도 했고.
80년대 향진기업의 약진과 90년대 관영기업의 구조조정과 통폐합, 00년대 민간기업의 진흥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주체 변화의 과정, 그 과정에서 부채를 축적하며 무정부적으로 진행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이후의 구조조정을 통해 자본이 축적되어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다른 책으로 한번 더 짚어볼 필요가 있을 듯. 기업들을 조정하고 고도화하고 이후 밈영기업으로 발전의 주체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당이 담당한 역할들이 이 성장에서 차지한 비중이 있다.
이런 저런 편향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민들의 꾸준한 저항과 그 저항이 당의 영도에 수렴되어가는 과정들이 역설적으로 당의 존재와 역할을 간접적으로 증거한다. 중국이 처한 현실과 축적된 내적 모순 역시 이 흐름속에서, 마냥 순탄하게만 진행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성장으로 구조조정으로 봉합 자체는 되어왔다. 다만 앞으로도 과연 그렇게 얼렁뚱땅 넘길 수 있을지는 미지의 영역이고, 그때 중국 민중이 어떻게 반응할지 역시 두고 볼 일이다.
320x100
'서평-역사 > 중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천국의 가을>, 스티븐 플랫 (1) | 2026.02.02 |
|---|---|
| 중국의 통치체제 3부작 단상 (0) | 2026.01.23 |
| <문화대혁명>, 프랑크 디쾨터 (0) | 2025.11.20 |
| 중국 근현대사 1-5권 총평 (0) | 2025.11.20 |
| <중국 근현대사 5>, 다카하라 아키오 (1) | 2025.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