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소득으로 비교해보면 한국이 유럽 국가들보다 가처분소득 높고 어지간한 영미권 국가들에 비해서도 나은 부분들이 있음. 안타까운 점은 이같은 상황이 단시일내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대폭인상이 결국은 지연된 물가인상으로 드러났음. 전반적인 고용은 줄어들었고.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는 계층들에게는 부담없는 의제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충격으로 바로 나타나는 이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고, 그 결과가 지난 10년의 고용축소임. 노동조건의 향상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로 이루어진다.
문제는 다수 계급이 종사하는 중소기업 현장에 있다. 생산성 향상의 상방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고용비용의 증가는 고용의 축소 또는 한계기업의 퇴출로 나타나고, 이는 지역에서 더 심화되어 드러난다. 그 결과가 임금체불로 현시되는 중소기업의 붕괴와 고용률의 축소였음.
따라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가 정부 보증 하에 투입되어야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윤 증가분을 노동조건 향상으로 연결짓는 구조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나날이 증가하는 쉬었음 청년과 불안정노동 앞에서 마냥 최저임금 향상이 대안이라고 외치는 건 실제 을들 사이의 교차를 외면하는 일임.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그 결과를 일률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국가별로 자국 내에서 소요되는 소비재에 대한 임금의 영향이 세계적으로 소비재시장이 분업화된 오늘날 자국내 생산비중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최저임금 제도 자체도 비교대조가 어려움.
한국의 지난 몇년간의 물가상승에서 최저임금을 빼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게 이런 이유다. 한국은 자국 생산비중이 높은 나라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충격이 지연되어 나타났음.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충격과 인플레이션의 효과도 제외할 수 없지만, 타국에 비해서도 물가상승이 현저했다.
여기에서 집값 월세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물론 꼭 있는데 보증금 환산 월세로 비교해봐도 한국의 임대료는 비슷한 규모의 메트로폴리스에 비해 낮은 편이고, 생활물가 역시 여전히 외식물가는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저렴하다. 1, 2분위의 명목소득과 가처분소득 추이를 보면 최임인상이 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음도 명약관화함. 반면 악화된 고용률이나 고용실태, 주당 노동시간은 불안정노동이 급격히 상승하고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정규 노동의 증가를 통한 고용률 신장임. 그리고 그를 위해 피지컬 AI 투입을 통한 제조업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고.
최종적으로 AI와 휴머노이드의 대두로 인한 노동의 대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을 조직하는 노동, 기획노동의 캐파를 늘려야한다. 인공지능이 노동을 대체한다면, 기획 노동 속에서 인간의 몫을 찾아나가야 함. 그리고 그걸 위해서라도 제조업 현장에서 자동화 도구들을 활용한 신생산모델의 구축과 확산이 필요하고.
왜 유럽처럼 되지 못하냐고 얘기하기 전에 현재 유럽의 고용현황이 전 유럽적으로 해피한지, 가처분소득은 적절한지, 산업구조는 유사한지, 그리고 다르다면 어느 것을 고수하는 편이 사회 전체, 계급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돌이켜봐야한다. 고용경직성, 산업구조가 다 다른데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 없음.
현장에서의 기획노동은 말단에서 누구를 통해 이루어지나, 조장, 십장, 반장들이다. 이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1부터 10까지 머릿속에 그릴 수 있고 캐파에 따른 인력의 투입연산이 되는 사람들이다. 자기 분야에 대한 숙련이 있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소사장이 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불안정노동에서의 대리점 사장들 역시 같은 궤적에 있다. 자기 팀을 꾸려서 사업을 따고 투입을 분배하고 몫을 나눈다. 리스크를 지고 시장에 뛰어든다. 충붐한 노동숙련 없이 할 수 없는 일이고, 효율적 자원분배 없이 이문이 남지 않는 일이다. 노동숙련의 체화와 전수도 이 작은 단위에서 일어난다.
변화하는 불안정노동 형태에 맞추어 이해를 조직하려고 해도, 현장의 소조에서 권위를 갖는 이들을 우회할 수 없다. 앞으로 자동화의 침투와 대체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기획 노동 자체의 성격에 대한 규명과 확산 전파를 위한 방법이 강구되어야 함. 기계-인간 혼합경제라는 게 가능하다면, 그 답도 현장에 있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다.
같은 관점에서 지역 내 고용을 증진시키고 역내 자생적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역 연구개발에 대한 투여를 증진시키며 스스로 선반하나 걸머지고 창업하는 제조업 소사장들이 늘어나야 함. 타지에서 기업을 땡겨오는 것보다 지역에서 기획노동이 가능할 정도로 숙련이 축적된 사람들이 자기 기업을 건설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미시 레벨에서의 창업과 고용증대가 장기지속성있는 산업생태계 구축의 밑거름이 된다. 쇠깎고 기름밥 먹어가며 제품을 만들고 납품해가는 작은 제조업 기업들이 지역의 버팀목이다. 이에 대한 생산성 투자와 고용조건 향상을 담보로 한 창업지원이 지역 산업역량 강화와 고용의 환류에 보탬이 된다. 돈이 없는 게 아니다. 제대로 쓰이지 못할 뿐이다.
노동시장이 이중화되었고 소득이 양극화되었고 고용구조는 이중을 넘어 삼중구조로 나아가는데 최저임금의 영향을 전체 퉁쳐서 통으로 적용하면 그게 맞겠냐 안맞겠냐. 물가충격이 1군 2군 3군 일률적으로 적용되냐 아래쪽에 집중되냐. 이주노동의 교차문제도, 캐시잡이 통계에 잡히냐 안잡히냐.
이주노동자 유입되면 내국인노동자 숙련축적경로는 증가하냐 감소하냐. 비 캐시잡에서 이주/내국인 노동자의 교차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실물적으로 드러나는 저숙련 미등록 노동자에 의한 내국인 노동자의 대체가 가릴래야 가려지나? 분명히 대체와 구축이 이루어지는데 연구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여기에서 실물이 삐꾸겠냐 연구방법론이 삐꾸겠냐. 그렇게 좋아하는 비판적 지성이 왜 실물에 착근된 저숙련 저학련 노동자들의 삶에서는 가려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최저임금의 상승, 이주노동자의 유입이 지난 몇년간 끼친 영향이 알게모르게 드러나고 있는데 이게 우파 세뇌빔탓이면 좌파 세뇌빔 개발하든가... 관성에서 탈피해서 현실을 바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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